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증권사 리포트&코멘트 · pharmbiohana ↗ · 2026-06-21 10:33

[침묵하게 만드는 사람들]

#한미반도체
유튜브를 시작할 때 마음가짐이 있었다. 내가 생각하는 최소한의 선. 나의 이익과 시청자의 이익이 부합하는 것. 그게 전부였다. 그런데 그 단순한 원칙을 지키는 일이, 막상 해보니 너무 어려웠다. 언론에서 기자를 하든, 시장에서 분석가를 하든 같은 벽에 부딫힌다. 대중 중 목소리 큰 이들이 있다. 자신의 이익과 배치되거나 의견이 다르면, 그들은 설득하지 않는다. 제거하려 한다. 2023년 중순, 가장 많은 안티가 생겼다. 큰 채널에 출연해 2차전지 과열을 우려하는 내용을 이야기했다. 그 순간부터 배터리 투자자들의 타깃이 됐다. 1년 동안 지독한 괴롭힘이 이어졌다. 유튜브를 접을까 진지하게 고민했다. 혼자가 아니었다. 곽상준 대표, 이선엽 대표, 정광우 대표. 시장과 다른 의견을 낸 이들이 함께 타깃이 됐다. 악플만이 아니었다. 금융당국에 단체로 신고하는 집단행동까지 벌어졌다.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, 사람을 무너뜨리려는 조직적 움직임이었다. 그 와중에 나는 AI 시장을 초기에 주목하고 있었다. 탑픽으로 한미반도체를 이야기했다. 그리고 실제로 시세가 났다. 그런데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. 공격이 더 심해졌다. 추측이지만, 2차전지에서 빠진 수급이 반도체로 흘러가는 것 자체가 그들에겐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던 것 같다. 내가 맞았다는 사실이, 오히려 그들을 더 분노하게 만든 것이다. 극소수는 나중에 사과 메일을 보내왔다. 그러나 그때의 충격은 너무 컸다. 나는 말을 아끼게 됐다. 개별 기업 분석을 영상에서 뺄 수밖에 없었다. 대신 스터디 안에서만 정확한 뷰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. 전화위복이라는 말로 위로해본다. 외부 활동을 줄이고, 수강생들에게 더 집중하게 된 시간이었다고.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, 그건 미화일 수도 있다. 침묵은 침묵이다.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정직하게 전달했어야 할 정보가, 소수에게만 전해지는 구조가 됐다. 최근 JTBC, 중앙그룹 사태가 터졌다. 담당 애널리스트들의 리포트를 보면 사태 직전까지 대부분 매수 의견이었다. 사람들은 묻는다. 왜 매도 리포트가 없었느냐고. 정말 몰라서 묻는 걸까. 나는 안다. 시장과 다른 의견을 내는 순간, 그 의견을 낸 사람이 어떤 일을 겪는지. 한 명의 유튜버가 1년간 괴롭힘을 당했던 것처럼, 한 명의 애널리스트가 매도 리포트를 쓰는 순간 겪게 될 일들이 있다. 법인 영업 관계, 기업의 압박, 투자자들의 집단 항의. 여러 이유가 겹친다. 그리고 그 모든 이유의 공통분모는 하나다. 다른 의견을 내는 사람을 시장이 가만두지 않는다는 것. 분석가의 역할은 듣기 좋은 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. 진실을 말하는 것이다. 그런데 진실을 말하는 사람을 시장이 침묵시킨다면, 그 시장에 남는 건 결국 듣기 좋은 말들뿐이다. 그리고 그 듣기 좋은 말들이 쌓여 만들어진 거품은, 터질 때 가장 잔인하게 터진다. JTBC 사태가 그 결과물 중 하나일 뿐이다. 나는 여전히 같은 질문을 안고 산다. 내 이익과 시청자의 이익이 부합하는 것. 그 단순한 원칙을 지키려다, 1년간 괴롭힘을 당했다. 그리고 지금도 그 흉터는 남아있다. 말을 아끼게 된 습관, 더 신중해진 화법. 어쩌면 그것도 그들이 원했던 결과일지 모른다. 그러나 적어도 나는 안다. 침묵을 강요받았던 시간이, 결국 누군가에겐 진실을 듣지 못하게 만든 시간이었다는 것을. 왜 매도 리포트가 없냐고 묻는 사람들에게, 나는 이렇게 답하고 싶다. 당신들이 그렇게 만든 것이다. -6월 20일 밤 아신 이형수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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